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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ex-교습소 원장 Emily 입니다.

 

 

제 블로그는 누군가가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정보를 얻어가기보다

 

어쩌다 검색어가 걸려서 방문하고 슥 둘러보고 가는 그런, 

 

우연히 들른 시골 버스 정류장 같은 곳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래서 아마 이 블로그에 생긴 변화를 그 어느 누구도 모르실 거예요. 

 

이 블로그는 본래 제 교습소의 홍보 목적으로 만든 것이고, 

 

포스팅한 글의 60% 이상은 교습소에 관한 글들이었어요.

 

 

저는 2019년 2월 말 개업해서  2020년 2월 27일 폐업 했답니다. 

 

 

임차인이란 말을 생전 처음 들어봄과 동시에 

 

저는 누군가의 '임차인'이 되었고 

 

은행에 사업자 계좌를 계설함과 동시에 

 

저는 은행에서 서류상 '대표' 로 불리게 되었어요. 

 

(은행 가서 서류 쓸 때 대표 __________ 에 본인 이름을 써야 돼요) 

 

 

봄은 오는데 제 교습소의 계절 변화는 더뎠어요. 

 

벚꽃은 피고 지고 해는 점차 길어지는 동안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절간처럼 조용한 교습소에서 

 

염불처럼 존버는 승리한다 존버는 승리한다 를 외던 저는 

 

어느 가을 날,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이러다간 내가 저 꼴이 나겠구나' 

 

하여 폐업을 결심했고, 

 

미운 정 고운 정이 든 교습소를 다른 선생님께 넘긴 뒤 자유가 되었답니다. 

 

 

교습소든 다른 어떤 장사든 

 

여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지만, 정리하는 것 또한 만만치 않은 일이었어요.

 

나 폐업해야지! 하고 결심하고 그 다음 절차부터 말씀을 드릴게요. 

 

 

저의 경우, 

 

계약 기간 2년 중 1년 밖에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다음 임차인을 제가 직접 찾아야 했어요. 

 

 

다음 임차인을 찾는 방법은 

 

-부동산에 광고 부탁하기 (이 경우 복비를 부동산에 내야 합니다) 

 

-직접 온라인 카페 등에 올려 스스로 찾기 (이 경우 부동산에 계약서 작성비만 내면 됩니다) 

 

이렇게 두 가지가 있답니다. 

 

 

저는 다행히도 광고를 하고 난 이후 

 

1달 여만에 다음 인수자 분을 찾게 되었답니다. 

 

인수자를 찾고 나면 굵직한 것은 끝난 거예요. 

 

이제 세세한 것들(인터넷 양도, 사업자 계좌 닫기, 폐업 신고)만 정리하시면 돼요.

 

정수기 약정이 있으면 정수기 양수인도 찾고, 인터넷 약정이 있으면 인터넷 양수인도 찾고, 

 

암튼 넘겨 줄 사람들만 다 하나 하나 찾으면 되는 거예요. 

 

이상하게도 씁쓸한 건, 

 

폐업 신고가 너~무 쉬웠다는 거예요. 홈택스에서 3분만 클릭,클릭 하면 끝나거든요. 

 

 

사업이라는 것이, 

 

공간의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그 시작 만큼이나 끝맺음의 과정이 여간 복잡하고 힘든 게 아니라는 것을 

 

저는 이번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답니다. 

 

 

이제는 인터넷에 제 교습소 이름을 쳐도 나오지 않네요...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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